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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CFA 3차 합격 소감
등록일 2012-08-30 오후 5:47:00 조회수 4944
CFA 3차 합격 소감 및 그 동안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간략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I. 시험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분명한 목표의식
3년이라는 시간을 모두 CFA 준비에 할애하는 분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최소 2년 반이라는 시간에 걸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순수한 관심, 혹은 현재 본인의 업무, 혹은 이직을 원하실 경우 앞으로 하고 싶은 업무와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확신이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연하자면 단지 자격증이 주는 signal, 회사에서 제공하는 혜택, 취업 등을 목적으로 활용하기에는 방대한 시간과 노력이 매우 아깝다고 생각하며, 반대로, 위와 같은 동기부여가 되고 목적의식이 잘 뒷받침된다면 든든한 지적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II.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 차수별 주안점

1차) 여러 가지 목적으로 1차 시험 공부를 준비하실텐데, 보통 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나오신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쉽게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비관련학과이신 분은 1차부터 튼튼한 아랫목을 만들어놓는다는 각오로 임하시는 것이 앞으로 수월하게 공부하는 지름길일 것이며, 관련학과 나오신 분들이라고 하더라도 자만은 금물입니다.. 내용이 상당히 많아서 말이죠. 복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강의를 들으면 강사님들께서 흥미있는 소재거리도 많이 들려주시고 해서 어떤 의미에서 진정한 흥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2차) 2차에서 한 번 떨어지면 다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사라진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1차보다 깊이가 있고 많이 어려워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2차 공부는 1차보다 훨씬 더 체계적으로 하실 것을 권장 드립니다. 특히 12월 1차 시험에 합격하신 분은 시간여유가 많지 않으니 바로 시작하셔야 합니다. 2차는 범위는 1차에 버금가며 그 난이도는 더 높아진다고 보면 됩니다. 통계치로는 2차의 합격률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차) 주관식 준비를 철저히 하실 것을 권장 드립니다. 그 동안 객관식 시험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공부도 객관식 준비하듯이 하는 습관이 배어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보기가 있었으면 맞출 수 있는 문제도 백지에서 직접 쓰려고 하면 어렵습니다. 영작 능력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제한된 시간 내에 어떻게 하면 그 많은 문제들을 풀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3시간에 9문제 정도를 풀게 되는데, 각 문제별로 3~4개의 sub-question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심지어 어떤 문제는 한단계 더 내려간 sub-question도 있었던 듯 합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한 문제당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룹스터디를 못했지만,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3차는 특히 그룹스터디를 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Portfolio management의 경우 케이스가 너무도 다양하고 testbank의 답도 ‘모범 답안’에 불과한 것이며 충분히 다른 방향으로도 논리적인 답이 되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닌 case) 따라서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답안들을 만들어 나가면 문제를 푸는 방향성을 얻는 데 있어서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강의의 중요성

특히 1차 시험의 경우 관련 학과 재학중인 혹은 졸업하신 분들은 쉽게 여기기 때문에 책만으로 해결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가능합니다만,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경우에 한해서일 뿐 아니라, 책 이상의 정보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강의를 들으면 실무경력이 있으신 분이나 혹은 관련 분야 전문가이신 분들이 다양한 사례들을 들어주시고 중요한 점 위주로 짚어주시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될 뿐 아니라, 또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어려운 내용도 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꼭 추천합니다. 2차는 높아진 난이도를 쉽게 체득하기 위해서, 3차는 다양한 case exam이 나오는데 이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즉 각 차수 별로 조금씩 다른 이유이지만 강의를 듣는 것은 충분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시험을 위한, 그리고 시험 이상을 위한 노트필기

개인적으로 추천 드리고 싶은 것은, 공부를 하면서 이것들을 나중에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종이노트에 필기를 하거나, 아니면 워드 혹은 엑셀로 자신만의 노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1차때는 워드에, 2,3차 때는 엑셀에 저만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노트를 만든 목적은 내용이 방대하여 잊어버리기 쉬우므로 필요할 때 쉽게 찾기 위해서였습니다만, 조금 여유(?)를 가지고 준비를 하면서 나름 알차게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우선적으로 시험 전 마지막 정리 때 매우 편했습니다. 잊어버릴 법한 내용이 다 필기 속에 들어있고 조회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control + F4를 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죠)

저는 현재 회계법인에서 Corporate Finance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 아직도 L1(IFRS관련) 및 L2(Equity Investment관련) 때 만든 노트들을 가끔 좋은 참고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용역의 경우 심지어는 L3 내용(alternative)도 종종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손쉽게 찾아서 조회할 수 있어서 굳이 100% 기억하고 있지 않더라도 매우 든든합니다. 저처럼 광범위하게 들여다보는 경우가 아닐지라도, 향후에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하신다면 다시 들여다보기 쉽게 정리를 하면서 공부하시는 것이 단순 ‘시험’이 아닌 더 생산적인 용도로 CFA 커리큘럼을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III. 합격 그 이후

저도 이제 막 합격했습니다만 스스로 느끼는 점은, So what?입니다.

CFA 자격증은 signal만을 위해서 공부하기에는 그 수명이 길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CFA협회의 목적은, 전 세계의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그에 따라 많은 금융기관에 협회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만약 이것이 맞다면 CFA협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험을 조금씩 쉽게(?) 내서 많은 사람들을 charterholder로 만들어서, 그들이 협회를 대표하여 금융시장에서 영향을 행사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입니다... 제가 협회직원과 직접 이야기해서 들은 것도 아니고 맞다고 보장할 수도 없으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렇다면 그 희소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자격증이 주는 signal도 의심스럽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을 목적으로 CFA를 공부해야 하는가는 답이 뻔해집니다. 시험 자체가 목적이 아닌, 실전에 사용될 수 있는 본인의 지적 역량 향상이 목적인 것이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기를 CFA는 level 4까지 있다고 합니다. Level 4인 즉, 그 동안 배운 내용들을 실제 practice에 적용하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신문기사에 나온 사례들을 이론에 접목시켜 본다든지, 본인의 업무에 활용해 본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저도 이렇게 노력 중에 있구요.. 물론, level 4를 별개의 것으로 보지 않고 1, 2, 3차 준비과정에 녹아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면 (즉 굳이 charterholder가 되고 나서가 아닌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실제사례에 적용해보는 훈련을 한다면) 더 효과적이겠죠. 어떤 방식이 되었던 간에, 면허 따고 차 굴리지 않으면 장롱면허가 되듯이, 자격증 확보 후 활용하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시험준비를 시작하시는 분들, 한참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단순 자격증 취득 이상의 의미가 있도록 어느 정도 고민이 있으셨으면 하는 바람이며, 합격을 기원합니다.

L3까지 모두 합격하신 분들 (charterholder 포함)은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배운 지식들을 잘 간직하고 꺼내 사용하는 역량을 발휘하여 국내외 드넒은 금융시장에서 꿈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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